야구
[IS 포커스] LG의 연패탈출 의지, '철옹성' 조상우마저 무너뜨렸다
하나로 뭉친 LG 타선이 철옹성 같던 조상우(25·키움)마저 무너트렸다. LG는 7일 고척 키움전에서 장단 18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12-10으로 이겼다. 3연패 탈출. 1번부터 9번까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타자 전원이 안타를 때려내는 응집력도 과시했다. 선발타자 전원안타는 올 시즌 17호이자 팀 시즌 2호 기록이다. 선발투수가 1회부터 5점을 내주고 불펜이 계속 추가 점수를 허용하는 가운데서도 끈질기게 한 점씩 따라붙어 일궈낸 결과다. LG는 5회까지 매 이닝 1~2점씩 꾸준히 점수를 쌓아 올렸고, 양 팀의 득점 릴레이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7회에도 기어이 2점을 보태 9-10까지 따라 잡았다. 진짜 드라마는 가장 강력한 적과 맞닥뜨린 9회에 펼쳐졌다. 키움 소방수 조상우는 이 경기 전까지 14경기에서 1승 13세이브를 올린 시즌 최고 마무리 투수다. 14번 마운드에 오르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아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었다. 시속 150km 후반대 강속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뿌려대는 조상우의 위력에 수많은 팀이 고개를 숙이곤 했다. 키움은 LG가 경기 후반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자 회심의 카드인 조상우를 8회 2사 후부터 투입해 추격의 불씨를 조기 진화하려 했다. 하지만 9회 선두타자 이형종이 조상우의 초구 직구를 때려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반전의 기운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어 이형종의 대주자로 투입된 신민재가 조상우의 폭투를 틈타 3루를 밟았고, 김민성은 1루수 쪽으로 희생번트를 대 동점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다음 타자 김용의의 타구는 2루수 쪽으로 향하는 땅볼. 키움 2루수 김혜성은 타구를 잡은 뒤 동점을 막기 위해 1루가 아닌 홈으로 던졌다. 하지만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신민재를 잡기 위해 서두르다 송구가 홈플레이트 뒤로 빠졌다. 경기 내내 고대하던 동점이 마침내 성사됐다. LG는 여세를 몰았다. 시즌 15경기 만에 첫 실점을 허용한 조상우를 상대로 정주현과 이천웅이 연속 안타를 때려내 다시 역전 점수를 뽑았다. 계속된 1사 1·3루서는 오지환이 절묘한 스퀴즈번트로 한 점을 추가해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조상우가 처음으로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8연승 후 3연패에 빠졌던 LG는 그렇게 다시 반등의 열쇠를 잡았다. 류중일 LG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연패를 끊으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9회 대주자 신민재가 역할을 잘해줬고, 이천웅의 역전 결승타와 오지환의 스퀴즈 번트 쐐기 점수가 주효했다"고 흐뭇해했다. 고척=배영은 기자
2019.05.07 22:54